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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스스톤

하스스톤 운고로를 향한 여정 단평





아직 운고로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메타가 고착화되고 슬슬 단물이 빠지는 것 같아 이번 운고로 확장팩에 대해서 주절주절 써보려고 합니다.


저번 가젯잔이 워낙 똥망 확장팩이다보니 운고로는 사실 어떻게 나와도 전 확장팩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었고, 또 실제로 나름대로 신선한 카드들도 많고 덱 다양성도 꽤나 잘 늘린 괜찮은 확장팩이었습니다.


다만, 4월에 운고로가 출시되고 지금 이 확장팩의 중반쯤인데 이제 더이상 새로운 덱들은 나오지 않고,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확 줄었습니다.. 하스 커뮤니티나 스트리밍 사이트를 봐도 6월 들어오면서 확 줄은 게 눈이 보일 정도고, 저도 요즘은 일퀘만 간간히 깰 뿐, 흥미가 많이 식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재미가 뚝 떨어져버린 데에는 이번 확장팩에서 퀘도적의 등장이 저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네요.


상성이 극명하고, 패 말리면 혼자 쇼하다가 지고, 승률도 높지않아 티어도 낮은 덱이지만, 퀘도적 하나 때문에 지금 같은 어그로덱과 짜증나는 덱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새로운 덱들이 나올 수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어그로덱이나 냅다 명치만 달리는 템포 빠른 덱들이 안 좋다는 건 아닙니다. 당연히 어그로덱과 컨덱, 그리고 미드덱들이 적절하게 밸런스를 이뤄야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다양한 전개, 생각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컨덱은 가만 놔두면 후반에 미친듯인 날뛰기 때문에 어그로덱이 그걸 억제를 시켰어야 했죠. 그리고 그와중에도 어그로덱과 컨덱은 나름대로 덱을 어떻게 짜오느냐,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 하수인을 어느만큼 어떻게 내느냐가 승패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가젯잔 때도 비취드루때문에 해적전사 같은 극단적인 어그로덱들이 범람했습니다. 컨덱 가지고는 탈진전을 가면 비취드루한테는 무조건 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비취드루는 극단적인 후반만을 지향하는 방밀이나 컨사제 같은 덱들이 아닌 다음에야, 드루가 본격적으로 쇼를 시작하는 시기는 극후반부이기 때문에 그 전에라도 컨덱들도 충분히 압박을 넣어서 게임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비취우상이 정상적인 카드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임의 전략 중인 하나인 탈진에 무조건 완벽하게 면역이라는 게 어이없지만 어쨌건간에 게임이 퀘도적처럼 그렇게 빠르게 터뜨리는 덱은 아니죠.



퀘도적은 보통 5~6턴, 빠르면 3턴에 퀘스트를 깨버리고 혼자서 카드를 집어넣었다 냈다 별 짓을 다하면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게 만듭니다. 


보통 초반엔 상대 하수인들을 정리하면서 보내는 컨덱 같은 경우에는 뭘 해보기도 전에 상대한테는 1코 5/5 짜리가 잔뜩 나오는데 뭘 해도 이길 수가 없죠. 특정 덱으로는 어떻게해도 이길 수 없는 걸 아니까 1코에 퀘스트를 내면 그냥 나가는 사람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심지어 퀘도적을 상대로 이기는 경우도 보통 두가지입니다. 상대가 못해서, 혹은 상대 패가 말려서. 그러다보니 퀘도적을 이길 때에도 승리의 쾌감이 느껴진다기보다는 얼탱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퀘도적을 상대로 어그로덱이 아닌 덱이 할 수 있는게 밀고자로 몇장 빼내는 건데, 그마저도 퀘도적은 웬만큼 말리지 않은 이상 언젠가 퀘스트를 10턴 전에는 무조건 완료할 수 있으니 그냥 조금 늦추는 것 밖에 없네요.


내가 개입할 여지가 없고 상대의 플레이에 따라, 상대의 패에 따라 내 승패가 결정지어진다는 게 어이가 없죠.,. 퀘도적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닌데도 한번 당하면 이런 것 때문에 너무 기분이 나쁩니다.




그런 퀘도적을 승리의 쾌감도 챙기면서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수는 극단적인 어그로덱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성기사가 어그로덱이 아니더라도 퀘도적에 비벼볼만 하지만, 그마저도 퀘도적이 혼자 발악하다가 죽는 경우가 대다수라 이기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벽덱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느린 덱을 모조리 씹어먹는데다 보통 최대한 싸이클을 돌려야 성능을 발휘하는 다른 벽덱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며 그냥 지 할일만 하는 이런 얼탱이 없는 덱이 있으니 어그로덱이 범람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덱이 아닌 다음에야 퀘도적이 워낙 무시무시할 정도로 우위에 있다보니 야생 가기 전까지 지금 비취드루 아직도 나오듯 계속 나올 것 같은데, 만날 때마다 이기든 지든 어이가 없어 게임 할 의욕이 다 떨어져버리다보니 자연스레 하스를 요즘 거의 안 하게 되네요. 심지어 야생에선 패치스 패거리 쓰는 악랄한 퀘도적까지 있더라구요.


덩달아 퀘도적을 이기기 위해서 워낙 템포가 미친듯이 빨라지다보니 게임 전체가 요즘 초반에 사기쳐서 끝내는 식이다보니, 뭘 해보기도 전에 승패가 결정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운고로 확장팩 자체는 오랫만에 잘 뽑힌 확장팩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면 갈수록 메타가 너무 더러워지다보니 점점 손이 안 가네요.


다음 확장팩이 나오더라도 퀘도적은 어그로한테 탈탈 털려도 특정 덱 상대로 압도적인 승기를 자랑하다보니 계속 나올 것 같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여전히 퀘도적이 존재한다면, 메타는 그다지 안 바뀔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