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003] 테이큰
리뷰라기보다는 영화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쓰는 것이라 중간중간 내용 누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감상에 피해가 갈 정도의 과도한 누설은 최대한 피하고, 있더라도 미리 언급을 할테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냥 줄줄 쓸 것 같아요.
테이큰 ( Taken , 2008 )
액션 영화를 좋아하긴 해도호불호가 정말 갈리는 편인데 그 중에서 테이큰은 정말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액션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게 몰입감이라고 생각하는데 테이큰은 그 몰입감을 굉장히 잘 활용하는 영화였죠.
장면, 장면의 임팩트가 쎄서 그렇지, 사실 테이큰은 액션 씬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심지어 중반부까지는 제대로 된 액션씬 없이 주인공의 딸이 납치되어가고 주인공이 계속 쫓는 장면만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이제 주인공이 곧 상대할 놈들이 얼마나 나쁜 놈들인지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보통 이런 영화에서 그런 과정들이 지루할 수 있는데, 이 영화에선 그 과정을 참혹하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내요.
그렇게 주인공이 적을 어느정도 파악한 뒤에는 소위 '학살'이 시작되는데, 앞서 주인공이 상대할 적들이 얼마나 나쁜 놈들인지, 그리고 주인공이 얼마나 절박한지에 대해서 굉장히 당위성있게 설명하다보니 쉴새없이 액션 씬이 이어지는데도 전혀 물리지않고 끝까지 폭주기관차처럼 달려나갑니다.
보통 흔한 액션 영화 같은 경우에 첫 장면, 첫 액션 씬이 가장 재밌다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흥미가 점점 떨어지는데 보다보면 쟤네들이 왜 저렇게 싸우나..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막 와닿지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대표적인 예가 트랜스포머 시리즈.. 1은 그래도 지루하지않게 완급 조절이 잘 되었던 것 같은데, 2, 3, 4 시리즈가 가면 갈수록 거의 액션 씬 융단폭격에 첫 액션 씬에선 흥미가 돋다가도 후반부 들어서면 식어버리더라구요.
그에 반해 테이큰은 오히려 후반부로 치닿을수록 앞서 소개해주었던 나쁜 놈들을 쓸어버리는 쾌감에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그 중에서도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를 추적해 찾아간 그 아지트에서의 첫 액션 씬과 일말의 여지조차 남겨두지않고 깔끔하게 끝내버리는 마지막이 제일 좋았네요.
물론 액션 영화에서 나오곤 하는 주인공의 위기도 당연히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갑자기 맥이 뚝 끊기는 속 터지고 답답한 전개로 이어지지않고, 다음 몰아치는 후반부 액션 씬을 위한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짧게 건너뛰고 맙니다.
정말 주인공이 인정사정 봐주지않고 일방적으로 적들을 밑도 끝도 없이 쓸어버리는데도 지루하지 않은 건 이 영화의 이런 고도의 완급 조절과 액션의 당위성을 뒷받침해주는 장치들 덕분 아닌가 싶어요.
사실 일일이 따지고 들자면 테이큰은 앞서 언급했었던 트랜스포머 급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영화입니다. 아무리 특수 요원이라지만, 판타지 만화에서 나와도 비현실적이라고 할만한 주인공의 활약에서 묘하게 현실적인 것이 딱 최고의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이후에 속편이 2, 3, 그리고 비긴즈? 비긴즈는 그냥 국내 배급사에서 이름을 이상하게 지은 거니 넘어간다 치더라도 2, 3는 정식 후속작인데 보지는 않았습니다. 평도 조금 시원찮기도 하고 줄거리를 봐도 제가 기대했던 테이큰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영 땡기지가 않더라구요
어쨌거나 이만한 액션 영화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액션 씬이 훌륭한 영화야 정말 많지만, 몇번을 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액션영화입니다. 액션이 펼쳐질 수 있는 최소한의 단순한 스토리에 리암 니슨의 카리스마까지.
최고의 액션 영화들을 꼽아보라 한다면, 일단 무조건 넣고싶은 영화에요.